한라산 구상나무 집단 고사의 원인, 기후변화만이 범인일까?
한라산 백록담 가는 길에 하얗게 말라 서 있는 나무들, 그 정체는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사는 구상나무예요. 왜 이렇게 죽어가는지, 지금까지 밝혀진 원인과 복원 노력을 정리했어요.(2006~2015년)
(2017~18 실태조사)
(2013년 지정)
(제주세계유산본부)
구상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구상나무는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같은 높은 산에서만 자라는 한국 특산종이에요. 1917년 미국의 식물 채집가 어니스트 윌슨이 한라산에서 종자를 가져가면서 세계에 알려졌다고 해요. 이후 서양에서 크리스마스트리용으로 개량되어 널리 퍼졌다고 알려져 있어요.
한라산에서는 눈꽃이 바람 부는 방향으로 피는 구상나무 설경이 국립공원 100경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대표 풍경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하얗게 속살을 드러낸 고사목이 오히려 익숙한 풍경이 되어버렸어요.
얼마나 죽고 있나: 숫자로 보기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자료에 따르면 한라산 구상나무 숲 면적은 2006년 738.3ha에서 2015년 626ha로, 약 112ha(15.2%)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어요. 산림청이 2017~2018년에 진행한 전국 고산지역 실태조사에서는 한라산 구상나무 고사목 발생률이 28.2%로, 덕유산(25.3%)과 지리산(22.9%)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해요.
고사 원인 ① 겨울이 달라졌다
침엽수는 상록수라서 겨울에도 잎으로 수분이 빠져나가요. 그런데 땅이 얼어 있으면 뿌리가 물을 빨아올리기 어렵죠. 눈이 충분히 쌓여 보온과 수분 공급을 해주던 예전과 달리, 겨울 기온이 오르고 적설량이 줄면서 건조 스트레스가 커졌다는 분석이 꾸준히 나왔어요. 겨울철 강한 바람(한건풍)에 의한 피해도 원인으로 거론돼요.
고사 원인 ② 여름의 폭염과 가뭄, 그리고 뜻밖의 가설
여름철 폭염과 가뭄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어요. 그런데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의 원인 추정 연구에서는 다른 해석도 나왔어요. 강수량은 늘고 증발량은 줄어 토양 수분이 오히려 많아졌고, 이 과습 상태가 뿌리 활동에 불리했을 수 있다는 거예요. 가뭄이든 과습이든 결국 한라산 고산대의 물 환경이 구상나무가 적응해온 조건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핵심이에요.
기후 요인 (가장 유력)
겨울 기온 상승, 적설량 감소, 건조, 한건풍, 여름 폭염과 가뭄, 강수 패턴 변화
생물 요인 (연구 진행 중)
병해충 피해 연구가 본격화됐고, 뿌리와 공생하는 균근균의 역할도 학계에서 살펴보고 있어요.
서식지 요인 (피할 곳이 없다)
이미 정상 부근까지 올라와 있어 더 높은 곳으로 옮겨갈 수 없는 구조예요.
왜 하필 한라산 정상부일까
구상나무는 서늘한 고산 환경에 맞춰 살아온 나무예요. 기온이 오르면 살 수 있는 고도 범위가 위로 밀려 올라가는데, 한라산은 정상이 정해져 있는 섬 속의 산이라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어요. 이런 구조 때문에 온난화의 영향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드러난다고 설명하는 연구자들이 많아요.
지금 진행 중인 복원 노력
다만 묘목을 심는 것만으로 숲이 돌아오는 건 아니에요. 심은 자리의 환경 자체가 달라졌다면 어린 나무도 같은 이유로 버티기 어려울 수 있어서, 장기 모니터링이 꼭 필요하다고 해요.
자주 묻는 질문
Q. 구상나무 고사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요?
단일 원인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겨울철 건조와 여름철 가뭄 등 수분 스트레스가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꼽혀요. 병해충과 토양 환경 연구도 함께 진행 중이에요.
Q. 한라산에만 있는 나무인가요?
아니에요.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등 우리나라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한국 특산종이고, 지리산과 덕유산에서도 고사가 보고됐어요.
Q. 탐방객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나요?
지정된 탐방로만 이용하고, 어린 구상나무와 주변 식생을 밟지 않는 것이 기본이에요. 쓰레기를 가져오는 작은 실천도 고산 생태계 보호에 도움이 돼요.
Q. 정말 멸종할 수 있나요?
IUCN이 멸종위기(EN)로 분류한 만큼 위험은 실제예요. 다만 복원 연구와 보전 활동이 이어지고 있어서, 앞으로의 대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봐요.
본 글의 수치와 내용은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녹색연합 등 공개된 보도와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했으며, 조사 시점과 방식에 따라 수치가 다를 수 있어요. 고사 원인은 현재도 연구가 진행 중인 사안이에요.
